중학교때 집에 있던 책중 기억 나는 건 3개의 전집인데,
첫번째는 금성출판사에서 구운몽, 용재총화, 징비록 등등이 있던 아마도 청소년을 위한 한국고전소설류
두번째는 삼성당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인데 2단 세로 편입이었음
세번째는 맹자, 유토피아 등등이 있던 사상전집 이것도 아마 2단 세로 편집.
그 때나 지금이나 독서 습관은 비슷한데, 2와 3은 도저히 1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1은 1권부터 대략 30권까지 차례대로 서너번 읽은 듯. 어쨌든 고등학교때 국어 교과서나 참고서에 나오는 고전소설은 어릴 때 다 서너번씩 읽어봤던 걸로 기억이 되다.
2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주말 내내 밤을 꼴딱 새가며 그야말로 폭풍처럼 읽었던 기억이 난다.
2단 세로 편집으로 약 300페이지에 달하는 걸 한숨에 읽고 나서 눈이 아퍼서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비교적 분량이 짧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이방인.
뭔지도 모르는 실존에 대해서 중학교 때 고민 많이 했었다.
중학교 윤리시간에 선생님이 서양철학에 대해서 죽 훑어준 적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이 유달리 실존주의를 강조하여 그 선생님을 좋아했었다.
그리고 중1때 햄릿, 리어왕 등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소설이 아니고 희곡이었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도저히 끝까지 다 읽을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고3 겨울방학 학력고사 마치고 놀던 기간에 외삼촌이 사준 대여섯권의 책 가운데 기억에 나는 건 리영희교수님의 '자유인, 自由人'과 김우중의 '세계(어쩌명 세계가 아니라 세상일지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외삼촌이 리교수님의 책을 짚어주고 나서 '이 따위 책도 읽어봐라'라는 기분으로 김우중의 책을 던져준 것 같다고 지금은 짐작한다.
얇다는 이유로 김우중의 책을 먼저 읽고 '이렇게 된 이상 열심히 살 수 밖에 없어. 어찌되었든 열심히 살자!'라고 결심했던 어린 아이는 리영희교수님의 책을 읽고는 일주일쯤 '이제까지 세상 헛살았어, 진실은 저 너머에...'라는 생각에 빠져 허우적 데다가 '자본론'을 자기 돈으로 샀는데,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는..
어쨌든 최근 몇년간 나의 베스트는 '슬램덩크'와 'TCP/IP Illustrated Vol. 1'.
이상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읽고 독후감임.